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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성비 좋은 인테리어 요소는 무엇일까

세 자녀에게 적은 돈을 주면서 방 안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물건을 사 오라고 한 아버지의 시험은  누구나 한 번쯤 은 들어봤음직한 오래되고 익숙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건초로도, 솜으로도 채울 수 없었던 방을 단지 촛불 하나로 가득 채운 셋째의 지혜로 마무리된다. 이는 지혜로움에 대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우리 삶 속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 ‘인테리어’는 전문가의 영역에서만 쓰이는 단어가 아니다. 머무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수준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뜯어내고 공사하는 설치의 범주를 넘어 이제는 가구를 구매하고 배치하는 것, 식물을 들이고 예쁜 소품들을 활용해 공간의 활기를 불어넣는 것까지 인테리어의 영역은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었다.

‘인테리어’ 라는 단어는 이제 인테리어 공사, 가구를 넘어 소품과 식물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인테리어는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음먹고 내 공간을 꾸미기 위해 여기저기 다녀보지만, 의자 하나, 소품 하나를 보더라도 ‘예쁜 건 비싸다’는 진리를 경험을 통해 알아 간다. 무언가 하나하나 채워나갈 때마다 작지 않은 지출이 동반되고, 막상 큰맘 먹고 산 가구나 소품은 집에 도착하니 매장에서 느꼈던 것 만큼의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는 자꾸만 꺾어져 간다. 그리고 결국 ‘인테리어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거야’ 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좋은 공간을 포기해야 할까? 적은 비용으로도 방안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좋은 인테리어 요소는 없을까?

그렇다고 우리는 좋은 공간을 포기해야 할까?

이제는 꽤 오래 전인 2013년, 개인적으로 내가 매우 좋아했던 필립스의 이벤트가 있었다. 강남역에 주거공간으로 꾸민 쇼룸을 만들고, 각기 다른 조명으로 공간을 비추었을 때를 비교하는 실험 이벤트였다. 조명을 통해 공간이 주는 느낌, 나아가 이 공간에 사는 사람의 이미지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이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조명이 바뀌면 가치도 바뀐다.” 이제는 꽤 지난 영상이지만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집의 분위기와 그로 인한 심리적 변화를 알려준 필립스의 프로젝트

첫번째 공간은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집에 일반적으로 사용해오던 주광색의 천장 등을 사용했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공간을 밝힐 때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이 천장 가운데 조명을 두어 공간을 밝히는 것이다. 이는 바닥의 조도면 가장 효율적인 조명일 수는 있겠지만,  [우리집 조명은 왜 별로일까] 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방등’이라는 존재는 실 사용자의 공간배치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설계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주거 설계 환경이 만든 극도의 하향 평준화된 조명방식이다. 공간의 명암도 지루하여 재미가 없으며, 한낮의 하늘색 빛과 닮은 푸른색 조명은 저녁시간 집의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

같은 가구, 같은 공간을 주광색 방등을 사용할 때와 따뜻한 색의 다양한 직간접 등을 사용할 때가 명확히 비교된다

이후 공간의 천장 등이 꺼지고 다른 조명이 켜진다. 천장의 한쪽에서 벽을 밝히는 조명, 벽의 조형물 뒤를 밝히는 간접조명, 스탠드와 펜던트 조명, 주방 수납장 아래의 작업등, 각 가구와 선반에 설치된 간접등이 공간을 밝힌다. 가구 하나 바꾼 것이 없고, 도배나 바닥공사 하나 한 적이 없지만 공간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마치 적은 돈으로 온 방을 가득히 채운 셋째의 지혜처럼,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빛이 새롭게 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좋은 조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는 대부분 비싸고 아름다운 형태를 가진 해외의 유명 브랜드 조명기구를 떠올린다. 물론 아름다운 조명기구만큼 공간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도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조명의 힘은 ‘빛’ 자체다. 좋은 조명은 비싸지만, 좋은 빛은 결코 비싸지 않다. 조명기구 보다 빛을 먼저 생각할 때, 조명은 가장 가성비 높은 인테리어 요소가 된다.


좋은 조명은 비싸지만, 좋은 빛은 결코 비싸지 않다.
 조명기구보다 빛을 먼저 생각할 때,
조명은 가장 가성비 높은 인테리어 요소가 된다.


양초를 사러 나간 셋째의 지혜로움을 생각하며, 단순한 형태지만 천장등과는 다른 빛을 낼 수 있는 조명기구와 함께 ‘좋은 빛’을 내는 램프를 구입해 보자. 그리고 영상에서 보았던 것처럼 천장등을 끄고 새로운 조명을 소파 뒤, 테이블 밑, 냉장고 위 등 다양한 곳에 옮겨가면서 다양한 빛에 따라 변하는 공간의 모습을 즐겨보자. 적은 비용으로도 우리의 공간이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중요한 건 ‘빛’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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