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부터 문 빌리지까지, 인류가 그려나갈 우주 속 빛의 미래
다시 달 탐사의 시대가 왔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50여 년 만이다. 여러 나라에서 우주 개발을 위한 계획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의 수장들 역시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여러 우주 계획 중 최근 단연 돋보이는 계획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달’과 관련된 프로젝트다. 일련의 과정들을 보며 우리는 또다시 하늘을 보며 새로운 시대를 상상해보게 된다. 우주와 달을 배경으로 한 소설과 영화를 자주 접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시대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인류는 지구를 떠나 달에서 살게 될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거대한 우주도시는 상상 속 이야기 같지만,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사람이 사는 것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달 탐사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25년까지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까지 거의 매년 달 탐사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을 정도다. NASA는 여러 나라와 협력해 아폴로 프로젝트를 잇는 새로운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유럽 우주국은 달에 인류가 정착할 ‘문 빌리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우주국의 계획 대로라면 2030년까지 달에 거주지를 구축하고 2040년 무렵에는 100여 명이 상주, 2050년대에는 천 명이 넘는 사람이 살게 된다고 한다. 그곳에서 인류는 어떤 환경을 맞이하게 될까? 그리고 그곳의 ‘빛’ 환경은 어떠할까?
달의 빛 환경
달의 빛 환경은 지구와 많이 다르다. 지구와 다른 환경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대기’의 유무일 것이다. 달에는 대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산란할 대상이 없고, 그로 인해 해가 비치는 낮에도 검은 하늘이 유지된다. 우리가 날마다 보는 밝고 파란 하늘은 햇빛이 대기의 입자에 부딪혀 산란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태양으로부터 직접 내리쬐는 강한 직사광이 강한 대비와 그림자를 만든다면, 지구를 감싸고 있는 대기는 천공광의 부드러운 빛을 만든다. 우리가 지구에서 마주하는 빛은 이 두 가지 태양빛이 서로 어우러지며 만들어가는 앙상블이다.

1969년 미국의 달착륙 사진. 해가 떠 있는 낮이지만 대기가 없어 까만 하늘과 그림자의 빛환경을 가진다. (출처:NASA)
하지만 달에는 이와 같은 대기가 없기 때문에 천공광이 존재하지 않는다. 햇빛이 비치는 낮임에도 까만 하늘이라는 낯선 모습을 하게 되는 이유다. 빛뿐 아니라 열을 품고 유지할 존재가 없기 때문에 달의 낮과 밤은 극심한 기온차를 보이게 된다. 낮에는 달의 표면에 엄청난 태양빛과 열이 그대로 쏟아져 섭씨 127도까지 뜨겁게 달궈지고, 밤에는 날아가 버린 빛과 열로 인해 영하 183도까지 매우 차갑게 식는다.
그래서 달의 어디에 정착하는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유럽우주국은 달의 남극을 예상하고 있다. 이곳은 해의 고도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도차가 크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인류가 달에서 살게 된다면, 초기에는 태양빛은 적도 부근과 같은 높은 고도의 환경이 아니라, 극지방과 같이 낮은 고도에 머무는 태양빛의 환경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우주복 헬멧의 유리가 투명할 수 없는 이유
우리가 사는 지구의 대기는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일을 한다. 우주에 떠다니다 지구에 도달한 작은 운석들은 대부분 지표면에 닿기 전에 대기를 통과하며 소멸한다. 하지만 대기가 없는 달에는 작은 운석들이 지표면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훨씬 자주 발생한다. 또한 지구의 대기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강한 자외선과 우주 방사선 등을 막아주지만, 대기가 거의 없는 달은 강한 빛 에너지를 거의 그대로 받아 들어야 한다. 달 표면에 닿는 태양빛은 지구의 10배에 달한다고 하니, 더운 여름날 강한 햇살로도 눈이 부셔 선글라스를 쓰는 우리에게 이 빛이 얼마나 강한 빛일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헬멧 전면이 금으로 코팅된 달착륙 당시 아폴로 11호의 선외 우주복 (출처:NASA)
만약 투명한 헬멧을 쓰고 우주선 밖으로 나간다면 우리는 눈부심에 눈을 쉽게 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외선, 방사선 등으로 곧 화상을 입게 될 것이다. 때문에 우주복 헬멧은 금과 같이 반사율이 높은 재료로 코팅을 한다. 각종 영화에서 선외 우주복의 헬멧이 투명하게 처리되는 것은, 배우의 얼굴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선택된 연출인 경우가 많다. 또한 총알 같이 날아오는 작은 운석에도 대비하기 위해 헬멧의 투명한 부분은 강화 유리의 150배 이상의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만들어진다.
달 기지 건설에도 태양빛을 들인다.
달에 짓는 건물에 대한 아이디어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은 탈 표면의 월면토와 3D 프린팅 방식을 혼합해 짓는 방식이다. 유럽 우주국(ESA)과 영국의 건축설계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Partners)가 함께 고안한 우주 기지는 우주에 도착한 캡슐 속에서 팽창한 돔형의 막구조 표면을 두 대의 3D 프린터 로봇이 세포 구조를 프린팅 한 후 그 사이에 월면토를 채워가며 구조 외부를 덮어 열과 방사선, 운석의 충돌 위험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지어진다.

2030년 거주를 목표로 한 ‘문 빌리지’ 프로젝트 (출처: 유럽우주국(ESA))
여기서 특별한 것은 돔 위에 설치되어 하늘을 향에 열리는 천창이다. 이곳을 통해 태양빛을 실내에 들여 그 빛과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인공조명이 발달한 시대라 할지라도, 달에서의 태양빛은 오랜 시간 자연의 빛에 적응하며 살아온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지구에 비해 10배나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빛은 달에서의 태양광발전에 유리하기도 하다. 달 기지에 필요한 에너지는 대부분 태양광 발전이 채워줄 것이다. 태양빛은 달에서도 가장 중요한 에너지이자 빛의 근원이다.
달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첨단 인공조명
그 밖에도 발전된 인류의 인공조명의 빛은 달에서의 생활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우선 높은 밤낮의 조도차에 대비해 스스로 조절되는 채광과 조명설비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지구에서 살아온 인류의 생체리듬은 빛을 통해 동기화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지구와 최대한 비슷한 빛환경을 만들 수 있는 조명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달이 가진 극한의 열악한 환경에도 버틸 수 있는 조명기구와 제어장치도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우주에서 빛은 식량공급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출처: 영화 ‘마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체 식량공급을 위해 빛이 사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구에서 공급하는 식량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스스로 식량을 공급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식물재배 조명이 적극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이 감자를 키우는 장면처럼 말이다. 또한 빛을 활용한 소독시스템, 지구와의 통신시스템 등 인류가 달에서 살기 위한 많은 것들이 ‘빛’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다시 새롭게 열리고 있는 우주의 시대, 그리고 그 선두에 선 달 기지 건설은 앞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시대와 세계를 보여주는 상징이 될 것이다. 인류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과 빛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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