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들도 포기했던 식물공장은 어떻게 인류의 희망이 되었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팜과 수직농업에서 조명의 의미와 발전방향

우리는 종종 지하철에서, 쇼핑몰에서, 친환경을 중시하는 레스토랑 한 켠에서 환하게 빛나는 유리상자 속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마주하곤 한다. 또 식물재배 램프를 쉽게 구매할 수 있고, 가전 브랜드에서는 햇빛 없이도 집에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가정용 식물재배기들이 출시된다. 일상생활이 이러하니, 실제 농업의 현장에서 인공재배기술 적용을 위한 노력과 변화가 얼마나 클지 예상할 수 있다. 지금은 이렇게 가까워진 식물재배기술이지만 불과 몇 십 년 전, 이미 세계적 대기업들이 뛰어들었지만 모두 실용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포기했던 분야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류는 오랜 시간 농업과 함께 발전해왔다. 때문에 날씨와 환경을 관찰하고 예측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는 변화하는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지금 우리에게 채소, 과일 등의 재배지역과 재배시기를 확장시킨 비닐하우스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스마트팜(Smart Farm)과 식물공장(Plant Factory, 수직 농장을 의미하는 Vertical Farm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된다.)이 안정적인 농업을 넘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정보통신기술을 농업기술에 접목해 자동으로 작물이나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뜻한다. 그리고 이는 기존 방식인 땅에서 벗어나 건물 안에서 농작물을 재배 및 수확한다는 의미의 식물공장의 개념과 함께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식량난과 농경지 부족을 해결할 대안으로 손꼽고 있다.

이러한 식물공장의 형태가 처음 제안된 것은 1957년 덴마크였다. 새싹채소를 컨베이어 방식으로 생산하면서 식물공장의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이 시대의 식물공장은 일조량 확보를 위해 단층형의 수평형 농장이었다. 이후 1960~70년대에는 GE, GM을 포함해 당대 최고의 미국 기업들이 이러한 식물공장 상용화를 위해 뛰어들었지만, 연구결과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결국 모두 투자를 중단했다. 태양빛을 활용하기엔 면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고, 당시의 인공 광원은 이를 대체하기엔 너무 효율이 낮았다. 결국 이러한 개념은 1978년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와 같이 폐쇄된 온실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것 정도에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 다시 식물공장의 가능성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높은 효율로 빛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공 광원 LED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LED는 이전 광원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효율을 자랑했다. 발열도 현저하게 낮아 기존의 광원이 발열에 따른 냉방에너지 사용 이슈도 줄어들었다. 햇빛에만 의존해오던 식물재배가 LED로 빛에서 점차 자유로워지면서 비로소 수직농장, 스마트팜 등의 기술들이 꽃피기 시작했다.

“햇빛에만 의존해오던 식물재배가 LED로 빛에서 점차 자유로워지면서
비로소 수직농장, 스마트팜 등의 기술들이 꽃피기 시작했다.”

수직의 건물 내부에서 농작물을 기를 수 있게 된다면, 현재 높아지는 도시화로 인한 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도시의 인구 집중으로 일어난 농업인구 수급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지역과 기후에 따라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의 한계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또한 농업의 환경을 통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농약사용은 줄어들고, 높은 생산성 및 안정적인 영농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규모도 작은 컨테이너부터 시작해 창고형, 공장형, 그리고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LED 조명을 활용해 면적의 효율화를 이룬 수직농장

이러한 기술은 단지 농업의 의미에서 그치지 않고 주거, 상업 상권과 식물생장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서적, 환경적 이점 또한 가져올 수도 있다. 특히 사막, 극지방, 우주공간과 같이 식물재배가 어려운 환경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꾸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바탕에는 모두 LED 인공 광원 기술이 있다. 스마트팜 관련 특허출원 목록에서 조명기술은 늘 1,2위를 다툴 정도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한다.

주요 기술에는 LED의 높아진 발광효율도 있지만,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데 필요한 파장을 선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인류는 식물생장에 필요한 파장은 연구하고 이를 높은 효율의 LED로 구현하게 되면서, 식물공장은 더 높은 효율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면 식물생장에 도움이 되는 빛의 주요 파장이 청색과 적색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효율을 추구하는 식물공장에 해당 파장의 색을 위주로 구현한 LED 조명이 사용되었다. 또한 수종마다 필요한 파장과 광량, 노출시간이 다르고, 가시광선 이외의 파장까지 고려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는 연구가 끊이지 않는 분야가 되고 있다.

청색과 적색이 주를 이루는 필립스 식물생장 조명을 적용한 온실 사례

여기에 녹색 파장이 병충해를 예방하고, 작업자의 시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 관상용과 재배를 병행하는 용도로까지 확장되면서 모든 파장을 두루 갖춘 풀스펙트럼 식물생장 LED의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CRI95 이상의 높은 연색성을 가진 백색광 식물생장 조명이 시장에 등장하게 된 이유다.

배광 제어를 통한 조명의 균제도 역시 중요한 기술의 한 축이다. 태양이 넓은 땅을 고르게 비춰 균일하게 자라게 하듯, 식물생장 조명도 고효율을 위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설치된 공간에 빛을 고르게 분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LED는 스마트 기술과 접목하여 시간과 환경, 수종에 따라 광량, 색상, 플리커(반짝임) 등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며 식물공장의 고효율 및 자동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팜 기반의 식물공장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에 현실적으로 아직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초기 시스템을 구축 및 유지관리 보수 비용과, 전기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높다는 점, 아직은 재배 작물이 엽채류 채소 등에 제한된다는 점 등은 해결해 나가야 할 요소로 꼽는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한 시스템의 지속적 발전과 친환경 전기에너지 생산 시스템, 그리고 발전하는 LED 기술은 앞으로 스마트팜과 식물공장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인류는 오랜 시간 이 땅에서 식물을 재배하고 그 결실을 먹으며 살아왔다. 오랜 농경시대를 지나 현대 세계화의 발전은 농업의 구조화 대형화를 이끌며 소수의 국가, 지역의 생산에 의존하며 살아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변해가는 환경 속 기존의 농업만으로는 인류의 식량문제를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공간의 제약, 인력의 제약, 날씨 등 환경의 제약을 이겨내고 우리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강력한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스마트팜.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 생명체 에너지의 근원인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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