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꼭 알아야 할 ‘빛의 단위’ 이야기 (상)

낯설었던 다양한 빛의 단위들, 그 중 꼭 알아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식료품을 사러 대형마트에 방문하면, 우리는 비슷해 보이는 수많은 제품들 사이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애쓰곤 한다. 그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패키지에 적혀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용량과 가격 비교를 통해 동등한 상태에서의 제품 가격을 따지는 것부터 시작해, 재료가 국산인지 수입인지, 어떤 재료가 얼마만큼 포함되어 있는지, 제품의 열량은 어느 정도이며, 영양소는 얼만큼 포함되어 있는지 등 비교대상도 다양하다. 이처럼 우리가 제품 구성에 대해 더 다양한 수치와 단위를 이해할수록 보다 구체적인 비교가 가능해지며, 더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슷해 보이는 것들 중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단위로 표기된 패키지의 정보를 확인한다.

빛과 조명도 마찬가지다. 조명과 램프 패키지와 카탈로그에는 빛을 설명하는 여러 단위와 내용이 적혀 있다. 하지만 그런 단위들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그것을 너무 쉽게 지나치곤 한다. 그나마 구매하기 전 몇 와트 램프인지 확인하는데, 이마저도 실제 어느 정도 밝기를 나타내는지 감이 쉽게 오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LED의 시대가 되며 더욱 심해졌다.) 거기에 늘 헷갈리는 색온도 명칭과 함께 복잡하게 적혀 있는 여러 수치와 단위들은 우리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마트 진열대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보다 좋은 제품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기본적인 몇 가지 빛의 단위들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명과 램프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빛의 단위 몇 가지에 대해 알아보자.

“기본적인 몇 가지 빛의 단위들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명과 램프를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알아야 할 빛의 단위는 루멘(lm/lumen)으로 표기되는 ‘광속(Luminousflux)’이다. 광속이라는 단어가 어렵다면 램프, 혹은 조명이 만들어내는 ‘실질적인 빛의 양’이라고 생각해도 무관하다. 우리가 이전에 확인했던 W(와트)는 1초 동안에 소비하는 전력에너지를 나타낸 것으로, 빛의 양과는 다르다.

백열전구와 할로겐램프가 활발하게 시기에는 W와 램프의 밝기가 어느 정도 비례했고, 제조사마다의 차이도 적었다. 때문에 전력량을 나타내는 W는 그대로 빛의 양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이젠 램프에서 나오는 빛의 양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루멘(lm) 값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lm값 한 가지만 이해하면 한 번에 중요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째서일까?

사진 속 제품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미지 속 두 램프는 대부분의 규격과 성능이 동일하다. 그리고 가장 크게 표기되어 있는 lm(루멘) 값이 다르다. 이때 왼쪽 램프는 200lm, 오른쪽 램프는 400lm이라고 표기된 걸로 보아 오른쪽 램프가 왼쪽 램프보다 두 배 많은 빛을 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60W 백열램프 광속은 약 800lm)

하지만 여기서 하나 더 나아가 비교가 가능하다. 두 램프의 전력 차이다. 200lm의 광속을 가진 왼쪽 램프가 3W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두 배의 광속을 가진 400lm램프는 6W가 아닌, 5W의 전력을 사용한다. 이렇게 우리는 광속을 나타내는 루멘(lm) 값을 이해하면, 광원의 실질적 밝기뿐 아니라 램프의 효율까지 가늠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직면하는 여러 브랜드의 수많은 조명 사이에서 더 나은 빛을 찾으려 노력할 때 더욱 중요하고 유용한 정보가 된다.

“이렇게 우리는 광속을 나타내는 루멘(lm) 값을 이해하면,
광원의 실질적 밝기뿐 아니라 램프의 효율까지 가늠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든 백열전구와 같이 효율이 평준화 되어있는 기존 램프들과는 달리, 현재의 LED는 회사별로, 그리고 제품별 효율이 차이가 존재한다. 기술이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른 다른 램프들과는 달리 지속해서 성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램프의 효율은 사용전력당 광속 값, 즉 lm/W로 표기된다. 다음은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서 발표한 램프의 종류별 광효율 변화를 나타낸 표이다.


2010-2030년 지속가능 발전 시나리오에서 주거용 조명의 일반적인 효율(출처:IEA)

표 하단에 보이는 백열전구(13lm/W)와 할로겐(15lm/W)은 어느 시점 이후로는 광효율의 변화가 거의 없다. 형광램프는 컴팩트형(60lm/W) 라인형(100lm/W) 모두 전보다 높은 효율을 보여주지만, 역시 기술은 거의 정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LED는 개발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광효율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LED의 일반적인 효율(107 lm/W)은 라인형 형광램프를 넘었고 2030년에는 140lm/W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광효율의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 유통되는 LED는 제조기술과 제품마다 광효율 차이가 크게 날 수밖에 없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보다 높은 효율의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이에 뒤처질 경우 낮은 광효율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좋은 빛을 위한 중요한 정보들이 보인다.

시장에는 수많은 제품들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며, 높은 효율과 빛 품질을 만들어내는 좋은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생산한다. 하지만 그중에는 낮은 효율과 품질은 최대한 숨기고 ‘같은 전력에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려는 제품들도 적지 않다. LED가 주된 광원으로 쓰이는 이 시기에 조명의 실질적인 밝기를 나타내는 루멘(lm)과 광효율(lm/W)을 모른 채, 여전히 전력인 와트(W)로만 램프와 조명을 선택하고 있다면, 우리에게는 좋은 제품과 그렇지 못한 제품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 다른 것은 제쳐 두고 루멘(lm) 단 한 가지 단위만 이해하더라도 우리는 훨씬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는 지금, LED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로, 또 전력소비를 줄이는 높은 효율과 가성비를 위해 LED를 선택하고 있다면 우리는 꼭 빛의 단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조금 더 신경 쓰고 노력해 좋은 빛과 제품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면, 시장에는 더 나은 제품들이 인정받고 채워질 수 있을 것이고, 우리의 에너지 사용 역시 조금이나마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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