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은 빛을 찾는 중요한 두 가지 기준

빛과 건강의 관계와 삶에 좋은 빛을 채우는 방법들

인류가 살아온 대부분의 시간 동안 ‘먹는다’는 행위는 허기를 채우고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 것에 급급한 것이었다. 미식을 위한 요리 문화가 발전한 것도 인류 문명 전체의 관점으로는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심지어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먹는 행위는 과학적이기보다 미신과 억측에 의해 이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근대 이후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의 축적과 발전은 불과 몇 세기 만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물질적 풍요와 높은 과학적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문명의 발전은 음식을 단지 배를 채우거나 맛있는 것 이상을 바라보게 했다.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우리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음식의 질과 영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식재료는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몸에 해로운 성분은 없는지, 음식이 가지고 있는 각종 영양소의 함유량이 어떠한 지 등을 살피며 먹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허기와 맛을 넘어 건강을 생각하며 음식을 대하는 시대가 되었다.

빛 역시 마찬가지다. 빛은 오랜 역사 동안 어두움을 밝히는 존재로서 인류에 존재해 왔다. 항상 밝은 빛을 내뿜는 태양 덕분에 낮에는 늘 빛이 풍요로웠지만, 밤이 되면 빛은 그 어떤 것보다 귀한 존재였다. 램프를 밝히는 동식물의 기름, 양초, 가스와 초기 전기와 백열전구에 이르기까지 빛은 아무나 쓸 수 없는 당대의 귀하고 값비싼 존재였다. 필요한 때에 겨우 불빛을 사용할 수 있는 시기였기에 빛의 품질이나 건강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전기의 사용이 대중화되고 다양한 조명 기술과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느새 우리는 ‘빛’이 우리 몸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들, 특히 건강과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마치 음식이 배를 채우기 위한 존재를 넘어 음식의 질과 영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전보다 많은 것들을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빛과 건강에 대한 많은 연구와 발견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빛은 우리에게 밝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존재다. 하지만 잘못 사용했을 경우에는 눈을 피로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력에 영향을 주고, 심할 경우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생체 리듬에 혼란을 주어 수면부족부터 다양한 질병에 이르기까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쁜 빛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좋은 빛을 누리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어떤 관점에서 우리는 좋은 빛과 나쁜 빛을 구분할 수 있을까? 포만감과 맛은 우리가 바로 느낄 수 있지만, 건강 측면에서의 음식은 바로 변화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한 정보와 기준이 필요로 한다. 빛 역시 마찬가지다. 시각적으로 바로 파악되는 밝기와 색온도를 넘어 우리의 몸과 관련된 영역을 알기 위해서는 빛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과 정보가 필요하다. 건강한 빛을 고르는 기준을 두 가지로 정하면 다음과 같다.

 

자연의 빛은 다양한 관점에서 좋은 빛의 기준이 된다.

먼저 첫 번째 기준은 우리의 일상을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빛은 자연의 빛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빛은 모든 자연과 환경의 근원이다. 태양빛이 가지고 있는 빛의 파장과 형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밝기와 형태들은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수백만 년 동안 적응하며 살아온 환경이자 기준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하루의 시간에 따라 체온과 호르몬을 조절하여 우리의 활동과 집중, 휴식과 회복 등의 생체활동을 돕는 몸속의 시계가 있다. 우리 몸의 일주기리듬을 관여하는 이 부분을 시교차상핵(SCN)이라 부르며, 이 시교차상핵에 시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 눈 속에 있는 감광신경절세포(ipRGC)라는 사실이 2000년대 초반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빛과 건강과의 관계를 밝히는 큰 진전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 이 시세포가 청색광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자연의 빛은 자연히 이러한 우리의 일주기리듬에 맞춰져 있다. 아침에 해가 뜨면 서서히 빛의 양과 함께 청색광이 증가하며 우리 몸의 각성을 돕는다. 오후가 되고 해가 넘어가면서 청색광의 비중은 줄어들고, 하늘은 붉은빛으로 바뀌면서 우리의 몸이 휴식과 수면에 쉽게 이르도록 몸의 체온과 호르몬을 조절한다. 오랜 시간 우리가 자연의 빛에 적응하며 진화해 온 결과다.

밤에도 밝고 푸른빛에서 머무는 환경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문제는 21세기를 사는 인류는 자연의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낮 시간 대부분을 야외 환경에 비해 훨씬 낮은 조도의 실내환경에서 머물고, 해가 지고 난 이후에도 한참 동안 밝은 빛의 공간 속에 머문다. 또한 형광램프나 LED 조명은 특성상 자연광에 비해 더 많은 청색광을 발산하며, 이는 생체리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니터와 스마트폰 스크린의 푸른빛이나 저녁시간 머무르는 공간에서의 높은 청색광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태양에 가까운 빛을 고민하고 그러한 고민을 담은 조명기구와 조명방식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과도한 청색광을 줄이고 태양광과 비슷한 파장을 구현한 램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램프의 연색지수를 통해 태양빛과의 유사성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또한 공간의 용도와 사용시간에 따라 적절한 색온도와 조도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낮시간 집중을 위한 공간에는 높은 색온도를, 휴식과 여유를 위한 공간에는 낮은 색온도의 빛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빛의 높낮이도 태양처럼 시간에 따라 달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밤을 이기기 위한 빛의 방식보다, 가능한 자연의 빛과 닮은 빛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좋은 빛의 모습에 가깝다.

“밤을 이기기 위한 빛의 방식보다, 가능한 자연과 닮은 빛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좋은 빛의 모습에 가깝다.”

두 번째 기준은 필요한 특정 파장대의 빛을 잘 선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주하는 흰 빛의 백색광은 흔히 아는 ‘빨주노초파남보’의 가시광선뿐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영역의 빛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여러 파장대의 빛은 우리가 보는 것 외에도 우리 몸에 다른 역할들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적외선은 근육 이완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자외선은 비타민 D 합성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특정 파장대의 빛들은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빛 역시도 한 끗 차이로 우리 몸에 나쁜 빛이 될 수 있다. 비타민D 생성을 돕는 자외선은 너무 강할 경우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뉜다. 치료용으로는 UV-A 또는 UV-B까지만이 사용되며, 소독과 같이 강한 에너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짧은 파장대인 UV-C가 사용된다. 같은 자외선이라고 해서 이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다면 피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되거나, 빛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는 일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치료 목적의 빛일수록 기능과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적외선 또한 마찬가지다. 적절한 적외선의 사용은 근육의 이완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어 의료용으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적외선 파장의 범위나 적외선의 양에 따라 피부가 아닌 산업용으로 구분되는 제품이 존재하기도 한다. 일상의 건강보다 치료와 개선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빛은 더욱 명확한 정보를 통해 선택하고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빛은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좋은 빛을 통해 우리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반대로 나쁜 빛은 우리의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빛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조명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연을 닮은 빛, 적절한 빛의 사용은 분명 우리의 삶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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